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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29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양적완화의 종료를 선언했다. 양적완화 종료는 금리인상을 의미하는데, 재닛 앨런 연방 준비제도 의장은 시장의 충격을 감안하여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양적완화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미국 연방 준비제도(FED)가 취한 정책으로 달러화를 발행해 금융기관에 공급한 것이다. 이러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서 가계와 기업에 이자상환 부담을 완화시키는 한편 주가를 떠받쳐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다한 유동성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고용시장과 경기 등을 고려하여 정상적인 금리로 돌아가는 것이 양적완화 종료인 것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의 금리가 미국의 금리보다 낮다면 외국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서 투자금을 회수하여 미국에 투자하고 싶어 할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달러화 하여 나가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한 불안 심리로 달러를 매수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면 환율은 상승하고 외환보유고가 바닥나서 국가부도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우리나라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먼저,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미 주택을 구입한 가계 또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자산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주택담보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가계는 두 부류로 나뉠 것이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 금리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변동금리는 금리변동주기가 3개월, 6개월, 1년, 3년 등으로 다양한데 그 변동주기 시점에 따라 계속 갚아야 할 이자가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금리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는 집을 포기하게 될 것이고 이런 주택에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은 부실 악화로 인해 수익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극단적으로 더 많은 가계가 도산하게 된다면 부동산시장은 더 깊은 침체기에 들어가고 도산하는 금융기관도 생길 것이다. 그리하여 2008년에 겪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금융시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2013년 말 1,000조 원을 넘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중 판매신용과 신용대출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담보대출은 약 50%인 527조원 정도이다. 이중에서 변동금리 대출은 73.5%이고 고정금리 대출은 26.5%이다. 2011년 말 전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3.1%이었다. 그리고 대출기간도 3년과 5년 만기가 대부분이었다. 단기대출의 경우 만기 도래 시 금융기관이 상환을 원하면 가계는 원금상환을 해야만 하는 위험이 있다. 또한 대다수의 대출은 만기까지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이런 위험한 상황을 인식해서 단기대출을 15년 이상 만기의 장기대출로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대출 건전성 제고를 위해 주택의 대출비율을 정한 LTV와 소득에 따라 대출금액에 차등을 둔 DTI를 도입하였다. 정부는 지난 2월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을 발표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출시장의 체질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취약한 고정금리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2017년까지 전체 대출중 고정금리비율을 40%까지 개선시키는 목표를 정했고, 대출 이후 일정기간 이자만 내고 원금을 상환하지 않는 거치식 분할상환대출의 비율의 줄이기 위해서 2017년까지 대출 이후 원금과 이자를 곧바로 상환하기 시작하는 비거치식 대출의 비율을 40%로 늘리기로 목표를 잡았다. 그 결과 2014년 말 기준으로 고정금리 비율이 23.6%로 개선되었으며, 비거치식 비율도 2011년 말 7.7%이었던 것을 2014년 말 26.5%로 개선시켰다. 선제적으로 위험을 인식해서 가계부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정부에 박수를 보낸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각 부문별 대응방안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는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비율을 더욱더 개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고정금리 비율이 현저히 증가하였지만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상승 리스크를 가계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므로 그 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만약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장기고정 금리라면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둘째, 금융기관은 보다 다양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 대출을 장기 고정금리로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수신 상품의 만기가 3년과 5년이 만기인 상황에서 10년 이상 장기 고정상품으로 대출을 판매하는 것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리스크일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은 우리나라 경제에 자금이라는 혈액을 원활히 돌게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더구나 자금을 대출해준 가계가 위험해지면 그 위험이 고스란히 금융기관으로 전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될 것이다. 만약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 금융기관 자체로 장기고정금리 상품의 개발이 용이치 못한다면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MBS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가계는 장기고정금리를 선택해야 될 것이다. 이미 변동금리 상품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장기 고정금리로 대환을 해야 될 것이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구조를 보면 금리 상승시 고정금리는 금융기관이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지만 변동금리는 가계가 온전히 금리상승 리스크를 떠안는다. 만약, 단순히 두 상품의 금리차이를 비교해서 낮은 금리인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면 장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가계는 지속적으로 금리상승 위험을 안고 지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금리가 계속 하락 추세여서 변동금리를 선택한 가계가 고정금리를 선택한 가계보다 이익이 있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장기상품이다. 앞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계속 상승한다면 지금까지의 이익을 상쇄하고 남을 것이다. 고정금리를 선택한 가계는 이자부담이 많아도 도산은 하지 않지만, 한 없이 오를 수 있는 변동금리를 선택한 가계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도산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대출 선택 시 단순한 금리비교가 아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위험요인과 상품구조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고, 여러 금융기관의 상품을 비교해 줄 수 있는 선진국의 모기지브로커 제도 도입을 검토해 볼만 하다. 모기지브로커는 대출신청업무를 전문화하여 차입자와 금융기관의 중개기능을 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대출상품 중에서 차입자의 상태에 맞는 적합한 상품을 조언해 주는 선진국에서 활동하는 전문 직업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거나 그 영향이 바로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러나 앉아서 당하기만 해야 하는 사건은 아니다. 미리 대비하고 준비한다면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1월 29일자 뉴스에서 정부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대출과 변동금리대출을 2%대 장기 고정금리로 대환해준다고 발표했다. 올 한해 책정된 금액이 20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시의 적절하고 가계에게 좋은 정책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주택금융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금융시스템 안에서 장기고정금리가 판매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금융기관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전 세계를 시끄럽게 만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가계의 부실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전이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금리상승과 외부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고정금리를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가계는 이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품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해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장기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면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준비된 상태에서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정부의 시의 적절한 금융정책과 금융기관의 가계에 꼭 필요한 상품판매와 가계의 현명한 선택은 미국금리인상의 위험에서 온전하게 우리 모두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