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동산 컬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부동산 경기활성화의 배경이자 목표인 우리나라 국민 경제회생과 관련하여 금년도 부동산시장과 부동산 시장 전망의 외생변수라 할 수 있는 정부의 전반적인 경제운용정책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1. 부동산 활성화 정책 도입 배경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겪은 후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중에 돈은 넘쳐나지만 좀처럼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로 인해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2002~2011년 4.9% 수준이던 연 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2~2014년에는 1/3도 안 되는 1.5%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경제 성장률이 저하되면서 고용이 감소하고 소비가 감소하면서 내수경제가 위축되고 부동산 가격도 하향 추세를 지속하고,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도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도 일본식의 장기불황국면에 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15년 경제전망’을 보더라도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 3.8%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최소한 4% 이상을 유지해야 실업문제가 완화되고 내수경기가 침체를 벋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경제는 아직도 불황의 터널을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으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소비자물가 역시 지난해 12월까지 25개월간 상승률이 연 2%를 밑돌고 있다. 저성장·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최악의 국면인 경제가 활력을 잃는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현상은 우리나라의 대외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우리나라 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다.

장기간의 침체로 위축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총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제 각방면에 걸쳐 다양한 부양책을 내세우고, 기업의 투자도 독려하는 한편으로 R&D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를 철폐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30조원 규모의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운영계획을 확정하여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제까지의 지원프로그램의 대상은 주로 중소·중견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대기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규모도 기존 3~5조원 짜리에서 30조원으로 증가시켰고, 투자 규모나 업체별 한도도 없애면서 의료·관광·교육·소프트웨어 등 유망서비스 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은 물론 반도체·자동차·조선·기계·철강 등 주력 산업 등도 포괄한다. 지원 방식도 이제까지는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주는 게 주종이었지만 이번엔 투자가 중심이다. 총 투자규모 30조원의 절반은 산업은행이, 나머지 절반은 민간이 조달한다. 산업은행은 지분 출자를 하거나 상환우선주·전환사채를 인수해 위험과 수익을 공유한다. 부동산 대책으로 나왔던 ‘수익공유형 모기지’와 유사한 개념을 여기에 적용한 것이다.

2015년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가 2008년 이후의 위축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경제와 산업의 기반인 석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본다면 <수출 및 고용의 증가→ 국민 소득 증가→ 민간소비의 회복→경제활성화 달성>이라는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거시경제의 순환이 어느 정도나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는가의 열쇠는 역시 국민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민간소비의 증가가 적절히 이루어지는데 있다. 장기간의 저성장과 소비의 위축은 국내 경제에는 상당한 악재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로서는 주택 구매력을 촉진시키고, 침체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 필요했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은 박근혜 정부가 장기간의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부동산 부문으로 이끌어 들여 내수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부동산경기의 부양을 통해 소비회복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는 시도를 보여준 것이다.

2013년과 14년 사이 모두 8차례의 부동산관련 대책을 발표했으며, 작년말 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과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의 유예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푸는 각종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부동산활성화의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정부가 재건축 연한제한을 10년 단축하는 등 재건축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어 놓았고, 연초에는 1% 대의 이자로 주택자금을 대출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부동산 경기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경기활성화 정책기조는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 부동산 활성화와 거시경제와의 관계

부동산 활성화와 거시경제와의 관계는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겠으나 본 컬럼에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거시경제 순환상 부동산 경기가 선행 또는 주도할 수 있는가?
둘째,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거시경제 회복의 부작용은 없을까?
셋째, 부동산은 활성화되었는데 거시경제의 성장이 이루지지 않았을 때 문제는 없는가?

우선 첫째로 일반적인 거시경제 회생모델을 생각한다면 현 정부의 정책은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즉,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경기는 일반 경기의 상당기간 후행(後行)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동산이 살아서 경기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살아나 후 일정기간이 지나야 부동산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부동산 붐을 통한 내수활성화를 추진했을 경우 과연 정부의 기대와 같이 <부동산 경기회복→ 국내소비증가 → 경기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인지, 인위적인 부동산 경기활성화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주택자금 대출을 증가시키고,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시중자금을 부동산 및 건설분야로 끌어들인다고 해서 정상적인 경기부양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칫 시중 유동성 과잉으로 투기가 살아나고 초과수요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물가가 오른다면 서민들의 가계는 이제까지 보다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면서 경기회복에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의 의도대로 부동산 활성화를 통해 경기가 활성화되어도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남는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를 든다면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 엔저에 따른 수출증가와 이로 인한 유동성과잉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었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전셋값과 집값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주거가 불안정해지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시에 분출되면서 큰 혼란을 경험했었다. 1990년 우리사회는 17명의 전세입자가 목숨을 끊는 비극을 경험했었다. 이미 전세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된 상태에서 경기가 회복되어 주택이나 부동산을 사려는 수요가 일시에 증가한다면 주택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고, 경기회복을 통해 소득이 증가해도 집을 살 수 없는 즉, 실질적인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인 문제와는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어 한층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끝으로 최악의 경우일 수도 있는데 부동산 붐은 일어났는데 경기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실물경제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았을 때이다. 실물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될 경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한편 가격 상승분이 궁극적으로 버블화될 것이고 이 버블이 터지게 된다면 우리국민 경제의 기반을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1980년대 버블의 붕괴과정과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아픔과 시련을 결코 가볍게 보고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3. 맺으면서

2015년 부동산 시장과 경제상황을 개관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및 부동산 정책과의 관계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우리들 일상의 작은 삶도 이제는 정부의 정책과 경제적인 여건을 벋어날 수 없는 것이므로 네이버 컬럼 독자분들께서도 필자가 제기한 화두를 참고해서 2015년 을미년을 알차게 보내시기를 기원한다. 또한 경제 및 부동산과 관련된 복잡 미묘한 문제들을 생각할 때 2015년은 우리 국민과 정부가 다 함께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들과의 소통과 합의를 도출하여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실물 경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시장 파악을 전제로 정부정책이 국민들의 실생활을 대변하는 생활밀착적인 정책으로 거듭나길 바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