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은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을 제쳤다. 서초구 잠원동(1706만원)·송파구 신천동(1689만원)·강남구 압구정동(1607만원)·서초구 서초동(1597만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 서부권의 대표적 주거지역인 양천구 목동(1405만원)도 아현동 아래에 위치했다.
아현동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자리잡은 것은 새 아파트 효과라는 평가다. 3885가구 매머드급 단지인 마포 래미안푸르지오의 입주 이후 아현동의 전셋값이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904만원 수준이었던 아현동 전셋값은 올 1분기 1663만원을 거쳐 올 3분기에는 1900만원까지 올랐다. 통계에 반영되는 아파트 4384가구 중 88%를 거래가 많은 마포 래미안푸르지오가 차지하다보니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단지는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있다. 광화문·종로·을지로·여의도 등 업무지구로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임대 661가구를 제외한 3224가구 중 83.7%가 84㎡ 이하 주택형이라 전세 수요도 많다.
인근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도심 출퇴근이 용이한 입지의 대단지 아파트인데다 중소형 주택형이 많아 신혼부부 등 3040 부부들이 많이 찾는다"며 "집주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전세 물건이 귀하다보니 나날이 가격이 오른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59㎡ 주택형은 입주 직후인 지난해 10월 3억6000만원~4억원 선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으나 지난달에는 5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아현동의 전세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164가구 대단지 아파트인 공덕자이가 아직 KB국민은행 통계에 잡히지 않아서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단지가 입주한 이후 적절한 시세가 형성됐다고 판단하면 조사 과정을 거쳐 전산에 입력된다"며 "통상적으로 1000가구 정도의 대단지 아파트는 입주 이후 2분기 정도면 시세 정보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공덕자이의 시세는 이르면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 84㎡ 주택형은 지난 7월 6억~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포구 용강동과 상수동도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들 역시 '새 아파트 효과'를 받았다는 평가다. 용강동은 e편한세상 마포3차(올 1월)와 래미안 마포리버웰(지난해 6월) 입주 이후 전셋값이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1372만원에서 올 1분기 1534만원을 거쳐 지난 3분기 1706만원으로 조사됐다.
상수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래미안 밤섬리베뉴1·2차가 2014년 10월 입주한 이후 6개월여 지난 시점에서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올 1분기만 해도 1280만원 수준이었으나 2분기에 1666만원을 기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은 매물 희소성과 사용가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며 "압구정동이나 서초동은 상대적으로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주차 등 생활여건이 떨어져 전세 가격이 낮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마포구 아현동 등은 최근에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새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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