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분양조건부 전세’로 공급된 서울 은평뉴타운 미분양가구에 대한 재계약이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이지만 입주자의 93% 이상이 전세계약 연장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전환가격이 최초 분양가보다 20% 안팎 싸지만 대다수 세입자는 주변 전셋값의 65~70%선에서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21일 SH공사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분양조건부 전세’ 가구 중 3~4월 기간만료 입주자를 대상으로 분양전환 또는 전세계약 연장을 신청받은 결과 340가구 가운데 318가구(93.5%)가 전세 재계약을 신청했다. 분양전환 신청 가구는 5가구에 그쳤고 17가구는 계약을 해지했다.
SH공사 관계자는 “내년 4월까지 분양조건부 전세 총 541가구의 재계약이 매달 순차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라며 “현재 분양전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전환 계약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와 SH공사는 2012년말 입주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는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를 주변 시세의 80%만 내고 4년까지 전세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분양조건부 전세’를 도입했다. 4년 후 분양전환하지 않아도 위약금을 내지 않도록 조건을 완화하면서 접수 49일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2013년 3월부터 입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2년이 지난 현재 전세거주자는 전세계약을 한 차례 연장해 4년 동안 전세를 살거나 분양전환해 내집을 마련하는 안을 택해야 한다.
분양전환을 원하는 거주자는 감정가에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최초 평균 분양가는 △134㎡(이하 전용면적) 7억4000만원 △166㎡ 9억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감정가는 △134㎡ 5억8000만~6억3000만원 △166㎡ 7억~7억5000만원으로 약 18~23% 할인됐다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전세를 연장하는 경우 재계약기간은 2년이며 전세보증금은 1차보다 5% 인상된다. 전셋값은 △101㎡ 2억800만~2억1700만원 △134㎡ 2억5320만~2억6430만원 △166㎡ 2억7235만~2억8340만원 등이다. 전문가들과 중개업계는 대부분 전세입주자가 전세연장을 택한 이유로 저렴한 전셋값을 꼽았다.
인근 E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3월 은평뉴타운 진관동 일대 전용 101㎡가 3억2000만~3억5000만원대에 전세거래가 이뤄진 데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리서치팀장은 “한 차례 전세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데 굳이 추가자금을 들여 분양전환을 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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